‘수면병’ 1회 복용 경구약물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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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6-03-09 16:30 댓글0건본문
유럽의약품청…2030년 퇴치 목표 앞당겨
아프리카에서 주로 발생하는 감염병 ‘수면병(아프리카 트리파노소마증, Human African Trypanosomiasis·HAT)’을 한 번에 복용하는 알약으로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유럽 규제당국이 신약 승인 권고 결정을 내리면서, 2030년 퇴치 목표 달성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최근 유럽의약품청(European Medicines Agency·EMA) 산하 위원회는 제약사 사노피(Sanofi)가 개발한 수면병 치료제 ‘아코지보롤(acoziborole)’의 승인을 권고했다.
이번 권고는 환자 대부분이 발생하는 콩고 등 아프리카 국가에서 실제 사용으로 이어지기 위한 핵심 절차로 평가된다.
▲3알 한 번 복용…완치율 95% 이상
아코지보롤의 가장 큰 특징은 ‘1회 복용’이다. 기존 치료제는 최대 10일간 약물을 투여해야 하고, 감염 단계 확인을 위해 척수 천자(요추천자) 검사까지 필요했다. 의료 접근성이 낮은 오지 지역 환자에게는 큰 부담이었다.
반면 아코지보롤은 알약 3정을 한 번에 복용하면 된다. 초기와 진행 단계 모두에 사용할 수 있으며, 12세 이상 환자에게 적용 가능하다. 척수 천자도 필요 없다.
2023년 콩고와 기니에서 약 2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 연구에서는 치료 18개월 후 95% 이상이 완치 판정을 받았다.
사노피는 이 약을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WHO)에 기부하겠다고 밝혀, 환자들은 무료로 치료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수면병, 왜 위험한가
수면병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농촌 지역에서 서식하는 체체파리(체체플라이)에 물려 감염된다. 파리가 옮기는 기생충이 사람 혈액으로 들어가면서 병이 시작된다.
초기에는 독감과 비슷한 발열, 두통, 피로감이 나타난다. 그러나 치료하지 않으면 기생충이 뇌로 침투해 혼란, 성격 변화, 수면 리듬 역전(밤에 깨어 있고 낮에 졸림)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결국 혼수상태와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실제로 수면병은 정치적 불안과 의료 인프라 붕괴가 겹쳤던 1970~1990년대에 크게 유행했다. 이후 치료법 개선과 체체파리 방제 노력으로 환자 수는 꾸준히 감소했다.
2009년 처음으로 연간 보고 환자가 1만 명 이하로 떨어졌고, 2024년에는 가장 흔한 유형의 환자가 600명 미만으로 보고됐다.
WHO는 2030년까지 이 질환의 전파를 중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백신 없이 퇴치 가능할까
현재 수면병을 예방하는 백신은 없다. 전문가들은 아코지보롤이 널리 보급될 경우, 백신 없이도 통제가 가능한 첫 감염병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일부 연구자들은 기생충이 인체 내 어디에 숨어 있는지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다며, 지속적인 감시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실생활 건강 팁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지역을 여행할 경우, 긴 소매 옷 착용과 곤충 기피제 사용이 필요하다. 원인 모를 발열, 지속적인 피로, 수면 패턴 변화가 해외 체류 후 나타난다면 즉시 의료진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감염병은 조기 진단과 치료가 예후를 크게 좌우한다. 해외 여행 전에는 질병관리 정보 확인과 예방 수칙 숙지가 필수다.
